올여름은 장마도 더위도 일찍 시작됐다.
이번 더위는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식혀보면 어떨까.
원주역 근처의 친환경 바캉스 스팟을 소개한다.

writer. 정자은 sources. 동화마을수목원,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원주역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원주역. 흐르는 시간만큼 원주역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라는 과거는 원주역 근처에 남아,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를 제공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에 위치한 중앙선의 철도역인 원주역. 이곳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0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지만, 10년 후 1950년 6월 30일 6.25 동란으로 역사는 소실된다. 1955년 12월 사라진 역사를 준공했다. 증축과 신축이라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지니게 됐다.
원주시 학성동의 원주역은 지난 80여년간 강원 영서지역 철도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한때는 새마을·무궁화 열차 등이 하루 36회가량 운행하면서 많은 이들의 이동을 도왔다. 하지만 3년 전부터 KTX 만종역이 문을 열며, 학성동원주역의 이용객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2021년 1월 5일 서울 청량리발 동해행 무궁화 열차의 도착을 마지막으로 업무를 종료하고 문을 닫았다.
지금은 무실동에 신축한 원주역이 그 역할을 이어 수행하고 있다. 현재 원주역에는 KTX와 무궁화호가 정차한다. 2023년부터는 ITX-새마을 운행도 개시했다. 학성동 역사는 폐쇄됐지만, 구 원주역의 모습과 문화재는 남아있으니 둘러보는 것도 좋다. 구 원주역 주변에는 임진왜란 때 치악산 자락 영원산성에서 전사한 김제갑 목사의 충렬탑과 역 구내에는 원주역 급수탑이 있으니 참고하자.
특히 원주역 급수탑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138호로 지정된 중요한 철도 문화재이다. 원주역 급수탑은 1942년경 원주역을 지나는 증기기관차의 급수를 위해 건립한 시설이다. 높이는 18m, 상부 지름이 하부 지름보다 4.5m 큰 원추형이다. 마치 뿔을 잘라낸 형상을 닮았다. 1930년대 이전에 건축된 석조급수탑과 구별되는, 일제강점기 후반에 건축된 철근콘크리트조 급수탑으로, 1940년대 급수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1950년대에 디젤기관차가 등장하면서 제 기능을 다하고 사라졌다. 한국 철도의 역사와 근대 교통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가치가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정원부터 산책길까지

동화마을수목원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문막읍 동화골길 170


4월~10월, 9:00~18:00
11월~3월, 9:00~17: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추석·설 당일 휴일

동화마을수목원은 원주시에 최초로 설립된 공립수목원이자, 국내에서 9번째로 큰 수목원이다. 다양한 식물의 증식보전과 녹색자원화기반 구축이라는 취지로 설립됐다. 동시에 시민들의 보건과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의 의미도 지닌다.
동화마을수목원은 ‘동화마을’이라는 이름처럼 공간 곳곳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다.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어우러진 숲속과 정원, 산책길로 가득하다. 특히 숲속 중간중간 숨겨진 만화 캐릭터와 포토존이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도 충분하다. 방문자 센터에서는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상숲 코디네이터와 함께하는 명상숲교실을 운영한다. 사전 접수 시, 숲 해설과 숲 치유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향기 나는 식물을 모아놓은 향기원을 비롯해 밸리원, 소나무원, 약용식물원, 전시온실 등 다양한 테마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원주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수목원이라 시설도 깔끔하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인 것도 이곳의 큰 장점이다.
수목원 외곽으로는 자작나무길, 진달래길, 명봉산 등산로 등 3개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산을 기본으로 조성된 곳인 만큼 트레킹하기에도 충분하다. 코스마다 난이도나 특색이 다르므로, 시간과 체력을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먼저 자작나무길은 수목원 외곽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길이는 3.2km, 1시간 정도 걸린다. 경사도 완만한 편이라 걷기에도 좋고 탐방로를 따라 주변 자연을 감상하기 좋다. 자작나무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조성되어 삼림욕도 여유 있게 즐기기에 제격이다.
진달래길은 6km, 명봉산 소나무길은 8km로 숲속을 더 걷고 피톤치드의 향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는 탐방로다. 이 두 코스는 산책보다는 등산로에 가까운 코스다. 탐방로의 길이도 두 배나 되고 경사도 제법 가파르다. 대신 산속에서 자라는 다양한 야생화와 흔히 볼 수 없는 약초나 희귀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여름, 원주에서 자연의 향기로 더위를 식히고 싶다면 동화마을수목원을 추천한다. 매주 월요일이 휴원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연휴일인 경우 그다음 날이 휴원이니 참고하자.

숲속에서 즐기는 비경과 시원한 계곡물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판부면 백운산길 81


[휴양림] 09:00~18:00
[숙박시설] 15:00~익일 11:00
매주 화요일 휴일

백운산은 흰 구름과 함께 겨울에는 흰 눈이 내내 쌓여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백운산자연휴양림은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과 충북 제천시 백운면의 경계 사이, 백운산 자락 해발 1,087m 높이에 자리 잡았다. 원주역에서 차로는 15분 정도, 남원주 IC에서는 10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백운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용수골이라 부른다. 용의 전설이 서린 대용소와 소용소가 있고 울창한 숲과 맑은 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룬다. 용수골의 하류는 계곡물이 넓게 흐르고 수량이 많다. 백운산에 취한 위치적 특성 덕분에 백운산자연휴양림은 가족들이 찾는 휴양공간으로 사계절 내내 인기를 얻고 있다. 조림목과 천연활엽수가 적당히 어우러져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진입로를 따라 휴양지구까지는 1.7km 정도 거리다. 가는 길목에 병꽃나무와 산벚나무가 분포해 만개 시에는 절경을 자아낸다.
백운산자연휴양림에서는 4인에서 6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20개의 연립동인 숙박시설을 운영한다. 회의실로 이용 가능한 부대시설인 백운홀도 마련되어 있다. 숙박시설은 A동부터 D동까지 있고, 어디서든 웅장한 산세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휴양림 안에는 계곡을 끼고 산책을 할 수 있는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과 함께 숲속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웰빙걷기코스는 11km 길이의 완만한 경사를 이뤄 주말 산책 코스로도 원주시 내에서 인기가 높다.
백운산자연휴양림에서는 백운산 꿈자람 교실, 숲속 공예교실, 꽃누르미 체험과 같은 32개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숲의 중요성과 산림 생태계의 신비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백운산 계곡물은 7~8월의 한여름에도 아주 시원하다. 숲속의 바캉스를 계획 중이라면 백운산자연휴양림을 가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