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 하나로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이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외면한 채.

writer. 전하영

진화한 전화,

인류의 일상을 바꾸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브라우저, MP3 플레이어 등을 하나로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기기. 많은 이들이 이 혁신적인 기기가 단순한 휴대전화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큰 기대감을 보였지만, 한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스마트폰의 복잡한 기능들이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느껴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기존의 휴대폰보다 훨씬 높은 가격과 짧은 배터리 수명 등이 불만의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은 이러한 우려가 무색할 만큼 사람들의 일상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회 전반에는 다양한 변화가 발생했다. 책이나 컴퓨터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정보 검색을 할 수 있게 됐고, 메신저 앱과 SNS를 통해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빠르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더 이상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어디서든 간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침대나 소파에 누워 무엇이든 손쉽게 쇼핑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은 업무 처리 방식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언제 어디서든 파일을 공유하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됐고, 간단한 업무는 노트북을 켜지 않고도 손안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팬데믹 기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를 활성화하면서 스마트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 변화와 편리함 뒤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대한 사람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대면 소통의 감소, 디지털 중독,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편리함의 유혹,

그 뒤의 함정들

스마트폰은 하루의 거의 모든 순간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업무시간 등 다른 일에 몰두해 있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은 우리와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다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사람들은 여지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이렇게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몰두하게 되면서 우리 사회에는 전에 없던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났다.
먼저,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될수록 사람들 간의 대면 소통은 점점 줄었고, 이는 인간관계의 질적 저하를 가져왔다. 어느새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각자 스마트폰에만 몰두하는 풍경이 흔해졌다.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자극을 받다 보니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이러한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하고 집중력을 회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 역시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된 사용자 데이터가 악용될 위험이 높아지면서, 데이터 유출과 해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싱, 스미싱과 같은 사이버 범죄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된 영상이나 음성을 조작해 만든 딥페이크 콘텐츠로 사기,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 부작용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스마트폰을 진정 ‘스마트’하게 활용하려면 그 사용에 있어 균형과 책임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소리 없는

탄소발자국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인간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흔히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환경에도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마트폰은 제조부터 운송,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번쯤 지구의 관점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그중 가장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과정은 제조 단계다.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료, 특히 희토류 금속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토양 파괴, 수질 오염, 생태계 교란이 발생하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채굴된 금속을 정제, 가공하는 과정에서 유독 물질이 배출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탄소발자국이 크게 증가한다.
스마트폰이 생산된 후 여러 국가와 지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도 많은 양의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스마트폰 운송을 위해 사용되는 대량의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일회용 포장재 역시 환경에 부담을 준다.
그렇게 소비자의 손으로 들어온 스마트폰은 사용 과정에서도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일으킨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도, 온라인 게임이나 음악 스트리밍을 할 때도, 정보를 검색하거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할 때도 모두 데이터 센터가 전력을 소모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내부는 유해한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폐기 과정에서도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킨다.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재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도 쉽지 않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무분별한 사용은 지구 환경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너무 잦은 기기 교체나 스마트폰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이러한 문제를 더 악화할 것이다. 이제 인간과 지구, 모두를 위한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