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은 서로를 지키고 보살피며 공생하는 관계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보듬으며 더불어 살아간다.

writer. 편집실

자연을 지키고 돌보는

사람들

겨울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도 혹독한 계절이다. 추운 날씨 때문에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주리다 탈진하는 경우도 있고,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온 야생동물이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겨울마다 날아오는 철새들도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으로 겨울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겨울철 빈번히 발생하는 산불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고 이들의 보금자리인 산림이 완전히 훼손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이때 동물들을 위해 따뜻한 돌봄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국내 산양의 주 서식지인 삼척과 울진 등에서는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겨울철 먹이활동을 돕기 위해 매년 산양 먹이 주기 행사를 실시한다. 산양들의 이동 경로에 먹이 급이대를 설치해 뽕잎 등의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다. 무인 카메라를 통해 먹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는지도 지속해 관찰한다.
전국의 주요 겨울 철새 도래지에서도 새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매년 볍씨 뿌리기 등 먹이 주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는 무리 지어 월동하는 철새들이 먹이 부족으로 흩어지는 것을 막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철새 보호에 나선 사람들은 겨울이 오기 전 직접 인공 새집과 모이대를 만들어 나무에 달아두기도 한다.
대형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생태 복원을 위한 전문가와 활동가 및 봉사자들의 손길이 이어진다. 이들은 생태 복원을 위한 씨앗 뿌리기와 모종 심기, 야생동물 먹이 주기 등의 활동을 함께 진행한다.
이 외에도 바다와 하천 살리기, 생태공원 살리기 등다양한 자연정화 활동이 전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가 된 플로깅, 비치코밍 등도 자연을 돌보는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마음만 먹는다면 다양한 방법으로지구 돌보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사람을 보듬고 치유하는

자연

자연은 그 자체로 사람을 보살피고 치유하는 존재다. 특히 생명의 원천과도 같은 숲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특별한 휴식을 선사한다. 실제로 옛 선인들은 숲에서 거의 모든 치료 약을 찾아 신체적 고통을 해결했다. 현대인들은 숲을 거닐고 산을 오르면서 면역력을 높이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숲이 가진 치유의 요소 중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것이 피톤치드와 음이온이다. 나무가 내뿜는 자연 항균 물질인 피톤치드는 항균,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할 뿐 아니라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강화해 천식 증상 완화와 폐 건강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계곡이나 폭포 등에서 생성되는 신선한 음이온은 피로한 몸에 쌓인 양이온을 상쇄해 혈액순환을 돕고 자율신경을 진정시킨다.
이처럼 숲이 주는 여러 효능 때문에 숲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산림 치유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산림청에서 조성한 전국 각지의 ‘치유의 숲’이다.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해 심신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산림 치유 지도사가 직접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주로 맨발로 흙을 밟고, 숲속을 걷고, 호흡하고, 명상하는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낮추고 호흡기 건강을 증진하며 생태 감수성까지 향상할 수 있다.
숲은 아이들을 길러내는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숲학교, 숲놀이터, 생태캠프, 생태교육 등 어린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생태놀이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생태놀이는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고, 생명의 소중함 등 생태철학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이자 놀이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며 느껴봄으로써 관찰력과 협동심, 창의력 등을 고루 기를 수 있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아이들에게는 집 근처 가까운 산 어디든 좋은 생태교육 공간이 될 수 있다.
요즘 남녀노소 모두의 취미로 각광받는 등산 역시 자연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치유하는 방법 중 하나다. 자연과 슬기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등산 시 정해진 등산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로가 아닌 길로 다닐 경우 야생동물을 놀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등산 중에 발생한 쓰레기는 반드시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자.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야 자연이 주는 치유와 보살핌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