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가까워진 입사 동기들의 새 취미 도전기!
서로의 숨겨진 그림 실력에 놀라며, 차분하게 붓끝에 온 마음을 집중해
생애 첫 유화 작품을 완성했다.

writer. 전하영 photographer 이도영 place 마리의 화실 (대전 서구 탄방로7번길 7, 2층)

취미를 공유하는
입사 동기 모임

취미활동을 함께하는 것은 서로 빠르게 가까워지고 돈독해질 수 있는 건강한 방법 중 하나다. 2022년도 상반기 입사 동기인 세 사람은 운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이후 이들은 러닝, 클라이밍 등의 취미활동을 함께 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여느 때처럼 퇴근 후 함께 취미에 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이번에는 평소와 조금 다른 성격의 취미활동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늘 역동적인 취미를 즐기던 이들이 새롭게 선택한 활동은 바로 ‘유화’ 그리기. 알고 보니 세 사람 모두 어릴 적 미술을 배우다 별다른 재능을 발견하지 못해 그만둔 뒤로 거의 20년간 제대로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었다. 20년 만에 붓을 잡아보는 만큼, 어색하긴 하지만 설레는 마음의 세 사람이었다.
엄보린 사원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KR이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하듯, 저희도 새로운 도전으로 작은 전환점을 맞이해 보고자 유화 그리기에 도전했습니다.”라며 클래스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정환 사원은 이번 기회로 20년간 잊고 살았던 게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운동, 술자리 등 자극적인 활동만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20년 전 초등학생이던 제가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그려보고자 이번 클래스를 신청했습니다.”
송전희 사원은 “입사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고, 점차 퇴근 후 시간을 보내는 게 어려웠는데 오랜만에 동기들과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하게 돼 기쁩니다.”라며 오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층층이 색을 쌓아가다

최근 성인 중에서도 퇴근 후 취미미술 수업을 다니거나 원데이클래스로 그림을 배우는 이들이 많다. 일상에서 벗어나 몰입과 창작을 통해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특히 유화 그리기 수업은 비전공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클래스 중 하나다.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도 비교적 접근하기 쉬울 뿐 아니라, 완성하고 나면 그 자체로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 때문이다.
유화는 독특한 질감과 깊이 있는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회화 기법이다. 여러 번 덧칠해 꾸덕한 질감과 광택 있는 색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물감 과 붓 조절 모두 어려울 수 있지만 실수해도 수정이 가능한 것이 유화의 장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물감을 덧바르며 여러 가지 표현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단, 유화는 물감 특성상 건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인내가 필요하다. 통풍이 잘되고 습하지 않은 곳에서 몇 주간 충분히 말려줘야 한다.

각자의 감성과 개성을 담아

원데이클래스는 제한적인 시간 때문에 복잡한 그림을 고를 경우 초보자가 완성도 있는 작품을 완성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은 간단한 정물화나 풍경화로 시작한다. 김정환 사원은 망설임 없이 붉은색의 꽃 그림을 택했고, 엄보린 사원은 파란 하늘과 바다가 마주한 청량한 풍경화를 골랐다. 송전희 사원은 작년 포르투갈 여행에서 찍어둔 멋진 노을 사진을 참고해 붉게 노을 지는 바다 풍경을 그리기로 했다.
세 사람은 먼저 작업용 앞치마를 두르고 각자 그릴 그림에 필요한 물감과 붓을 골랐다. 전문가에게 유화의 기본적인 특징과 테크닉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캔버스에 가볍게 스케치를 시작했다. 다음은 넓은 붓으로 배경과 밑바탕을 먼저 칠했다. 아직 붓질에 대한 감각이 없기 때문에 물감 양을 조절해 가며 천천히, 대담하게 채색을 진행해 갔다.
색을 혼합해 정확히 필요한 색을 만드는 것도 관건이었다. 색감을 잡으면 큰 형태부터 주요 부분을 채색하면 된다. 굵직한 형태들이 완성되면 색 위에 색을 덧입히며 부드러운 구름의 입체감, 파도의 모양, 꽃잎의 명암 등을 세심하게 완성해 나갔다. 온 신경을 캔버스 위에 집중한 세 사람은 처음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각자의 개성과 정성이 가득 담긴 생애 첫 유화 작품을 완성했다.
유화 기본 준비물

캔버스, 유화 물감,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유화 붓, 팔레트, 이젤, 앞치마, 유화 붓 세척액, 유화 오일(린시드, 페트롤 등), 페인팅 나이프 등

  • 유화 원데이클래스 순서
  • 1. 필요한 붓과 물감 고르기
  • 2. 준비한 사진이나 그림을 따라 스케치하기
  • 3. 넓은 붓으로 배경 칠하기
  • 4. 색을 혼합해 원하는 색 만든 후 주요 요소 채색하기
  • 5. 칠한 부분을 건조하며 층층이 색을 쌓아가기
  • 6.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고, 필요한 부분 수정하기
  • 7. 통풍 잘 되고 습도 낮은 곳에서 충분히 말리기
  • MINI INTERVIEW


    “20년 전
    미술시간을 떠올리며
    즐겁게 집중했어요!”!

  • 건설본부 고속일반처 송전희 사원

    작년 포르투갈 여행 때 본 노을이 너무나 인상 깊어서 요즘도 힘들 때마다 그때 사진을 찾아보곤 하는데요, 입사 이후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노을 지는 바다를 그렸습니다. 처음에는 담대하게 색칠하는 게 어려웠고 원하는 색을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결국 원하는 색이 만들어지니 뿌듯하고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잘못 칠해도 다른 물감으로 덧발라 덮을 수 있어서 갈수록 편하게 그릴 수 있었습니다!

  • 충청본부 서해선사업단 엄보린 사원

    평소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감상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파도가 잔잔하고 하늘이 예쁜 해변을 그려봤습니다. 유치원 때 이후로 20년 만에 붓을 들고 집중해 본 시간이었어요. 너무 오랜만에 물감과 붓을 만지다 보니 붓의 강도 조절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유화는 질감이 중요한데 그걸 표현하고 싶어서 여러 번 덧칠했습니다. 물감을 생각보다 더 많이 덧칠하게 되는데, 건조 후 1, 2년이 지난 후에도 다시 수정이 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 GTX본부 GTX-A사업단 김정환 사원

    저는 비교적 그리기 수월하면서도 유화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꽃’을 그려봤습니다. 유화를 직접 그려보며 체득한 팁이 있다면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만 앞서 물감만 덕지덕지 칠하면 물감이 섞여 거무죽죽해진답니다. 차분하게 물감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그림을 채워가야 예쁜 그림을 완성할 수 있어요! 정신없었던 요즘,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화를 더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