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는 무인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도시철도 운영 환경에 적합하게 개발돼
국가철도망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8월 개최된 ‘KTCS-3의 열차자동운전 시승식’은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된 자동운전 성능의 우수함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writer. 정자은 photographer. 이도영

시대를 한발 앞선, KTCS-3 기술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KTCS-3)’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시작된 대규모 국가연구개발(R&D) 과제이다. 본 과제는 외산 열차제어시스템 종속을 탈피하고 철도신호시스템 시장선도를 위한 선행연구로 시작됐다. 국가철도공단이 주관하고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현대로템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기술개발연구다. 공단은 2022년 통합시험을 위한 시험실을 구축 완료했으며, 2023년부터 2024년 말까지 본격적인 성능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열차제어시스템이란, 열차의 운행위치 감지와 열차간격 확보를 통해 열차 간 사고 방지와 안전운행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열차제어시스템으로 지상장치인 궤도회로를 보편적으로 사용했다.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KTCS-3)’은 궤도회로를 사용하지 않고, 무선통신망으로 열차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LTE-R망을 이용, 차상장치를 통해 위치정보와 같은 열차제어정보를 무선폐색센터에 송신한다. 무선폐색센터는 열차의 간격 설정과 제어를 위해, 연동장치와 함께 작동하는 무선 안전 보안장치다. 뒤에 오는 열차가 이 정보를 수신받고, 열차 간격과 속도 등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다. 즉, 기관사 없이 열차가 자동으로 운행되는 것이다.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신호설비의 최소화가 가능하며 열차 간격 단축과 함께 운행횟수도 늘릴 수 있다. 이로써 건설비용과 유지보수비 감축이라는 경제적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가철도망에는 KTCS Level 1 기술로 운영하고 있다.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KTCS-3)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는 유럽형 열차제어시스템보다 한발 앞선 기술인 만큼 기대되는 국가연구개발(R&D) 과제이다.
열차제어시스템(KTCS) 기술 단계
KTCS-1 • 궤도회로 사용(고정폐색)
• 열차제어정보는 유선(가변발리스)으로 전송
※ 전송주기 : 가변발리스를 지날 때마다
KTCS-2 • 궤도회로 사용(고정폐색)
• 열차제어정보는 무선으로 전송(LTE-R)
※ 전송주기 : 새로운 제어정보 생성 시마다
KTCS-3 • 궤도회로 없음(이동폐색)
• 열차제어정보는 무선으로 전송(LTE-R)
※ 전송주기 : 최소 0.5초
• 열차자동운전(신기술)
• 개발 효과 : 열차간격 축소, 건설비·유지 보수비 절감

클릭 한 번이면 열차는 출발

지난 8월 28일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의 열차자동운전 시승식’이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TS-02역에서 성공리에 열렸다. 행사에는 국토교통부 정의경 철도안전정책관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시승식은 경과보고회와 시승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KTCS-3)에 포함된 열차자동운전(ATO) 기술을 적용한 시험차량에 탑승, 시운전으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한 열차자동운전(ATO)의 우수성과 연구성과를 알리는 유의미한 자리였다.
‘열차자동운전(ATO, Aotumatoc Train Operation)’은 기관사 조작 없이 열차가 자동으로 견인·제동장치를 동작해 운행하는 기술이다. 자동화 1단계(기관사 有/수동운전), 2단계(기관사 有/반자동), 3단계(기관사 無/안전요원 有/자동), 4단계(무인/완전자동)까지 총 4단계로 구분된다.
KTCS-3의 경우, 자동화 2단계로 개발했다. 기관사의 조작화면 클릭 한 번으로 열차가 자동 출발할 수 있다. 또 선로상태에 따라 최적의 속도로 가·감속 운행을 반복해 목적지에 자동 정차한다. 이를 통해 무정차 등의 휴먼에러를 방지할 수 있다. 최적의 자동 가·감속 동작으로 수동운전 대비 12%의 에너지 절감 효율이 입증되었다.
공단은 열차자동운전(ATO)의 실제 적용을 위한 성능검증을 시행한다. 차상과 지상장치 간의 인터페이스, 제작사 간의 상호운영성 등 자동운전 정차의 정밀도를 확인하는 시험운전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이후 시범사업을 거쳐 실용화를 위한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국가철도망에 열차자동운전의 도입은 인력 기반에서 자동화로 변화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철도안전과 편의성이 향상됨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K-철도를 대표하는 기술로 효자종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