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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중소기업 기술마켓 신기술

IP 기반 입환신호기와 진로표시기

국가철도공단은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이 철도 현장에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기술마켓’을 통해 공공 판로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복잡한 전선을 줄이고 철도 신호의 디지털 혁신을 이룬 한성테크 ‘IP 기반 입환신호기 및 진로표시기’를 살펴본다.

IP기반 입환신호기 및 진로표시기

주식회사 한성테크(대표 정의영)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황금로128번길 69 특허 제 10-2501799호(스마트 입환신호 시스템)
특허 제 10-2501801호(입환신호 시스템의 진로표시기)

열차는 정밀한 길 안내가 필요해

우리가 타는 기차는 정해진 철길만 달리기 때문에 길을 잃을 일이 절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기차가 잠시 머무는 차량기지나 규모가 큰 기차역에 가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곳은 마치 거대한 미로처럼 수십 개의 선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복잡한 교차로에서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듯, 기차 역시 “이번에는 5번 선로로 들어가세요”와 같은 정확한 안내를 받아야 한다. 이때 기관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장치가 바로 입환신호기와 진로표시기다.

만약 이 신호기들이 없다면 기차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기관사는 매번 무전으로 가도 되는지 물어봐야 하고, 밖에서는 사람이 직접 깃발을 흔들며 길을 알려줘야 한다. 당연히 열차 이동은 느려질 수밖에 없고, 운행 스케줄도 꼬이기 쉽다. 무엇보다 위험한 점은 안내를 잘못 인식하면 기차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거나 앞 차량과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덩치가 큰 기차는 자동차처럼 갑자기 핸들을 꺾거나 바로 멈출 수 없기에, 이 장비들은 단순한 안내판을 넘어 사고를 막는 ‘최후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다.

잠깐!

신호등 vs. 신호기, 무엇이 다를까? 신호등은 도로에서 자동차와 사람이 ‘지금 멈출지, 갈지’를 알려주는 장치다. 보통 빨강·노랑·초록처럼 색으로 간단하게 뜻을 전달한다. 반면 철도의 신호기는 단순히 멈춤·진행만 말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 가도 안전한지’, ‘지금 진로가 제대로 개통되었는지’와 같은 더 많은 정보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철도는 길이 선로로 고정돼 있고, 기차는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옆으로 피할 수 없기에 신호가 더 엄격해야 한다. 그래서 신호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진로표시기처럼 방향과 선로를 보여주는 장비가 함께 사용된다.

거미줄 같은 전선을 걷어내고 빛으로 연결하다

입환신호기와 진로표시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조절실과 현장 장비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기차역은 현장 신호기나 진로표시기를 제어하기 위해 많은 전선을 사용해 왔다. 기차역이나 차량기지가 커지고 기차가 갈 수 있는 길이 많아질수록, 신호기와 조절실을 잇는 제어 케이블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전선이 거미줄처럼 많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설치가 힘들다는 뜻을 넘어 관리해야 할 것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땅속에 묻힌 수많은 케이블 중 어느 한 지점에서 접촉 불량이 생기거나, 여름철 낙뢰로 인해 전선에 강한 전압이 튀면 장비는 금세 고장이 나버릴 수 있다. 유지보수 팀은 그 복잡한 전선 뭉치 사이에서 고장 지점을 찾아내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고, 이는 결국 철도 운영의 비용과 시간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제는 ‘안내를 더 잘하는 장비’만큼이나, 그 장비를 더 단순하고 더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필요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IP 기반 제어와 광통신 기술이다.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인터넷에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듯 철도 신호 장비들에도 저마다의 고유한 주소(IP)를 부여해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이제는 수십 가닥의 제어선 대신 얇고 튼튼한 광케이블 하나만 있으면, 네트워크를 통해 장비의 상태와 제어 명령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빛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광통신은 전기적인 간섭에 덜 흔들리는 장점이 있어, 먼 거리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연결이 단순해지면 설치와 점검이 쉬워지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좁혀가는 과정도 더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다. 즉, ‘길 안내 장비’가 현장에서 더 믿을 만하게 작동하려면, 그 뒤에서 움직이는 통신과 제어 방식이 함께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한성테크는 이런 IP 기반 제어와 광통신 기술을 입환신호기와 진로표시기에 적용했다.

입환신호기와 진로표시기

열차를 옮기거나 정리하는 작업 역 안에서 이동하는 열차에 멈춤과 진행을 지시하는 신호기 열차가 어느 선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숫자나 화살표로 보여주는 장치

스마트해진 유지 보수

과거에는 신호기에 전구 하나가 나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작업자가 직접 선로를 따라 몇 킬로미터씩 걸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당연시됐다. 하지만 한성테크의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풍경은 옛말이 된다. 이제는 중앙 제어실 모니터 앞에 앉아 신호기와 실시간으로 ‘양방향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호기가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6번 램프에 이상이 생겼다”라고 먼저 신호를 보내오기 때문에 관리자는 사고가 나기 전 미리 장비를 정비할 수 있다. 점검에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철도 신호에서 ‘통신의 안정성’은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이번 시스템에 적용된 광케이블은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전기를 사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먼 거리에서도 신호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주변의 전기적 잡음이나 외부 환경 변화에도 왜곡될 우려가 없다. 작은 신호 오류가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철도 환경에서, 광케이블은 시스템 간의 대화를 더 선명하고 또렷하게 이어주는 최적의 통로가 되어준다.

현장 신호기나 진로표시기의 미세한 이상은 육안으로 즉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비가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고 이상 신호를 즉각 보고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유지보수팀은 막연하게 전체 구간을 뒤지는 대신 문제 지점을 정밀하게 타격해 대응할 수 있고, 복구 시간 또한 대폭 단축된다. 무엇보다 작은 결함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상황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조기 발견을 통한 사고 예방 체계가 더욱 견고해진다.

기차역이나 차량기지의 규모가 커질수록 선로와 장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이때 IP 기반·광통신 기반 구조는 연결을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케이블이 복잡하게 얽히는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설치 작업이 단순해지면서 초기 건설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장비가 많은 대형 현장일수록 관리 효율은 극대화된다. 결국 이 기술은 철도 신호 시스템이 안전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역구내 전선로 및 실내 신호계전기실 제어케이블 설치
역구내 접속함 내부 제어케이블 접속개소
기존 진로표시기 내부 제어케이블 배선 및 신기술 적용 제품
문산차량기지 41진로용(例) 전원케이블 (6 또는 2.5㎟×2c) 1회선 제어케이블(2.5㎟×30c, 12c) 각 1회선 전원케이블(6 또는 2.5㎟×2c)1회선, 광케이블(4Core) 1회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