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Trip

높은 산, 오래된 철길, 그리고 하룻밤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면 마음은 금세 그 시절로 달려간다. 반듯하지 않은 선로 위를 흔들리며 나아가던 객차, 창밖으로 멀어지던 산과 마을, 그리고 어디론가 떠난다는 사실만으로 설레던 마음까지. 옛 기차의 매력은 속도가 아니라 리듬에 있다. 덜컹거리고, 멈추고, 다시 움직이는 느린 박자 속에서 사람들은 창밖을 더 오래 바라봤고, 목적지보다 가는 시간을 더 깊이 간직했다. 하이원 추추파크의 스위치백트레인은 바로 그 시절의 감성을 오늘의 여행으로 불러온다. 가파른 산을 곧장 넘지 못해 지그재그로 방향을 바꿔가며 오르는 이 특별한 철길은 신기한 체험을 넘어 기차가 품고 있던 옛 정취까지 고스란히 실어 나른다.

산을 오르는 오래된 열차 스위치백트레인

살다 보면 자꾸만 직진해야 할 것만 같은 순간들이 생기곤 한다. 남들보다 빨라야 할 것 같고, 잠시라도 멈추거나 방향을 틀면 뒤처지는 것만 같아 조급해지는 때 말이다. 하지만 스위치백트레인에 몸을 싣고 산길을 오르다 보면 그런 조급함이 조금 무색해진다.

이 열차는 급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다 멈추고, 다시 뒤로 방향을 바꿔 천천히 산허리를 감아 오른다. 처음에는 분명 낯설다. 앞으로 가던 열차가 멈췄다가 선로가 바뀌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묘한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속도 대신 리듬이, 질주 대신 호흡이 그 자리를 채운다. 빠르게 스쳐 지나갈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그제야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열차의 움직임은 단순히 관광을 위해 꾸며낸 연출이 아니다. 1963년, 영동선의 험준한 고갯길을 넘기 위해 도입된 실제 산악철도의 역사다. 이후 오랫동안 여객·화물열차가 오가던 실제 철길이었다. 그러다 2012년 솔안터널이 개통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하였던 이 길을 하이원 추추파크가 다시 살려냈다. 이 열차를 탄다는 건 단지 레트로 감성의 기차를 타보는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악철도의 굵직한 서사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일과 같다.

멈춤이 있어 더 깊어진 풍경

하이원 추추파크의 스위치백트레인은 추추스테이션과 흥전삭도마을을 오가는 코스로 운행된다. 플랫폼에서 열차를 마주하는 순간부터 기분이 달라진다. 요즘 열차와는 다른 클래식한 표정, 어디론가 떠난다는 상상을 자극하는 분위기가 있다. 목적지까지 효율적으로 데려다주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그 시간 자체를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속도도 빠르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 창밖 풍경이 휙 스쳐 지나가지 않고, 산의 결이 천천히 드러난다. 굽은 선로와 비탈진 사면, 계곡 쪽으로 열리는 시야가 한 장면씩 눈에 남는다.

스위치백의 묘미는 단연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다. 열차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승객들의 표정도 따라 바뀐다. 처음엔 놀라고, 곧 웃게 된다. 원래는 험한 산을 넘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었겠지만, 지금의 여행자에게는 그 우회와 멈춤이 오히려 가장 특별한 체험이 된다. 편리함만 남은 시대에 이런 방식의 이동은 그 자체로 귀하다. 직선이 아니라서 더 기억에 남고, 잠시 멈추기에 더 깊이 보인다.

추추파크가 좋은 건 이 철길 여행을 하루로 끝내지 않게 한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네이처빌, 큐브빌, 트레인빌, 글램핑 같은 숙소가 있어 하룻밤 머물 수 있다. 낮에는 스위치백트레인을 타고 도계의 산길과 철길을 천천히 지나고, 저녁에는 숙소에 짐을 풀고 산속의 고요를 누리는 식이다. 기차의 덜컹거림을 몸에 남긴 채 하룻밤 묵고 나면, 이곳은 단순한 체험장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철도 마을처럼 기억된다.

하이원 추추파크의 스위치백트레인은 그런 의미에서 꽤 특별한 여행이다. 빠른 이동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며 끝내 목적지에 닿는 이동. 산을 넘기 위해 만들어진 철도의 지혜를 오늘의 여행으로 바꿔놓은 이동. 그래서 이 열차를 타고 나면 괜히 이런 생각이 든다. 꼭 곧장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잠시 멈추고, 방향을 바꾸고, 천천히 올라가도 결국은 앞으로 가고 있는 거라고.

즐거웠던 순간

김도현 강원본부 경영지원처 사원

가기 전부터 기대가 컸는데, 직접 다녀와 보니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킨 여행이었습니다. 방문 당시 운행하지 않은 시설도 있었지만, 레일바이크와 수영장, 글램핑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보며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다시 오고 싶어요. 주변에 추추파크를 널리 알려야겠어요.

김민주 경영본부 인재개발처 사원

추추파크는 단순한 테마파크를 넘어 태백산맥의 장엄한 풍경과 철도 기술의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어요. 특히 스위치백트레인은 가족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체험으로, 철도의 가치와 낭만을 다시 느끼게 하였습니다.

우찬영 GTX본부 경영지원처 사원

처음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세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지닌 여행지였어요. 폐선 철로를 활용한 스위치백트레인과 고전적인 열차 분위기, 별빛처럼 꾸며진 터널이 인상적이었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낭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시연 경영본부 재산운영처 사원

강원도의 바다보다 철도의 서사가 먼저 떠오를 만큼 추추파크는 색다른 강원도 여행입니다. 스위치백트레인과 숙소 단지, 흥전삭도마을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철도 유휴자산이 현재의 휴식과 여행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어요.

 

하이원 추추파크를 따라 떠난
1박 2일 코스

행정구역상으로는 삼척이지만, 막상 길 위에 서면 태백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여정이다. 하이원 추추파크를 중심에 두면 차로 30분 안팎 거리 안에서 풍경도, 체험도, 머무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빠르게 훑기보다 천천히 스며들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는 여행, 이번 1박 2일이 꼭 그렇다.

# 1일차
  • #1

    몽토랑산양목장

    여행의 시작은 힘을 빼는 것부터. 초지 위 산양들을 보며 도시의 속도를 잠시 잊어보자. 산양유 아이스크림 한 입이면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진다.

  • #2

    오로라파크

    폐역 통리역 부지에 조성된 문화체험공원. 철도와 별을 테마로 꾸며졌으며, 눈꽃전망대에 오르면 백두대간과 동해안 방향 산세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3

    하이원 추추파크 스위치백트레인

    멈췄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나아가는 스위치백트레인 특유의 움직임이 신선한 재미를 준다. 창밖으로 스치는 산과 굽은 선로의 풍경도 천천히 오래 남는다.

  • #3

    하이원 추추파크 숙소

    열차를 타고 돌아온 뒤 철길 곁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이 이 여행의 완성이다. 독채형 숙소, 기차 콘셉트 숙소, 글램핑까지 갖춰져 있어 여행의 여운을 더 길게 남긴다.

# 2일차
  • #4

    도계유리나라

    유리공예의 섬세함과 빛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직접 유리공예를 체험하며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 #5

    철암탄광역사촌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 태백이라는 도시의 근간이 된 탄광촌의 삶과 흔적을 마주하며 여행을 마무리해 보자.

먹는 게 남는거다
  • #1

    몽토랑산양목장&뷰카페

    산양유를 활용한 라떼와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목장 카페. 산양유 특유의 담백하고 깔끔한 풍미가 인상적이며, 자극적이기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라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산양유 메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강원 태백시 효자1길 27-2
  • #6

    원조태백물닭갈비

    태백에 왔다면 한 번쯤 꼭 맛봐야 할 로컬 메뉴. 보통 닭갈비라면 철판 위에 볶아 먹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태백의 물닭갈비는 국물 자작하게 끓여 먹는 방식이라 색다른 매력이 있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어 산바람 맞고 난 뒤 허기진 속을 든든하게 달래준다.

    강원 태백시 번영로 339 2층
  • #3

    삭도분식

    스위치백트레인이 약 30분 정도 멈추는 지점의 분식집. 머무는 동안 가볍게 허기를 달래기 좋고, 산속 작은 마을 같은 분위기 덕분에 평범한 메뉴도 더 정겹게 느껴진다. 이용객이 몰릴 수 있어 미리 예약해두면 편하며, 예약 번호는 열차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Taebaek Information
  • 추추파크 시간표 체크는 필수

    하이원 추추파크 일정은 스위치백트레인 시간부터 먼저 맞추는 것이 좋다. 스위치백트레인은 평일은 1회, 주말은 2회 운영되며, 화요일과 수요일은 운행되지 않으니 사전에 꼭 시간을 파악하고 가자. 추추파크의 또 다른 재미인 레일바이크는 보통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행한다. 다만 레일바이크는 1~3월 동계 기간에는 운행하지 않으니 방문 시기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www.choochoopark.com
  • 레일바이크도 즐겨보자

    추추파크의 레일바이크는 통리역에서 추추스테이션까지 이어지는 7.7km 편도 산악형 코스로, 체험 시간은 약 30~40분이다. 스위치백트레인이 느린 철길의 낭만을 보여준다면, 레일바이크는 조금 더 활동적이고 경쾌한 방식으로 산악 철도를 즐기게 해준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스위치백트레인과 함께 묶어 보는 것도 좋다.

  • 휴관 체크는 필수

    둘째 날 들르기 좋은 도계유리나라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고, 설·추석 당일에도 쉰다. 철암탄광역사촌은 매월 첫째·셋째 월요일 휴무, 운영 시간은 10:00~17:00이다. 둘째 날 코스를 짤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정보다.

  • 뚜벅이라면 태백 관광택시도 방법

    관광지 간 거리가 있고 버스 배차간격도 긴 편이라 주요 명소를 효율적으로 묶어보기 좋다. 예약은 홈페이지보다 태백 관광안내소 전화 예약이 더 확실한 편이며, 태백역·철암역·시내권 숙소 등에서 출발할 수 있다. 여행자가 원하는 장소에 따라 코스 조정도 가능해 1박 2일 일정의 동선을 한결 수월하게 짤 수 있다.